코스피 7,000 붕괴, 신호는 나흘 전부터 있었다 - 4거래일 데이터를 겹쳐보니
코스피가 7,000선을 내줬습니다. 9월 18일부터 4거래일 데이터를 겹쳐보면 금리 신호는 미리 와 있었습니다. 어제와 오늘, 하락의 성격도 완전히 다릅니다.
📌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입니다. 9월 29일 오전 10시, 장중 시점에 작성했습니다. 본문 수치는 주식모아 실시간 데이터와 장 마감 확정치 기준입니다.
어제 그 급락, 정말 갑자기였을까
코스피가 어제 6,889.74로 마감했습니다. −2.70%. 7,000선을 내줬습니다.
오늘 오전 10시 기준으로는 6,856.80, −0.48%입니다. 어제보단 낫습니다.
포털 헤드라인은 "미국 국채금리 급등 여파"로 끝납니다. 틀린 말 아닙니다.
근데 그건 어제 하루만 본 겁니다.
주식모아엔 며칠치가 쌓여 있습니다. 겹쳐보면 질문이 달라집니다. "어제 왜 빠졌나"가 아니라 "언제부터 금이 가 있었나" 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어제 하락과 오늘 하락은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이건 이틀치를 나란히 놓아야만 보입니다.
펼쳐보겠습니다.
4거래일을 한 줄에 세워보면 날짜 코스피 등락률 코스닥 국고채 3년물 외국인(코스피) 9/18(금) 6,894.23 +2.66% — 4.04% +4,262억 9/21(월) 7,007.72 +1.65% — — 순매수 9/22(화) 7,017.91 +0.15% — — — 9/23(수) 7,080.92 +0.90% — 4.006% — 9/24~25 🌕 추석 휴장 — — — — 9/28(월) 6,889.74 −2.70% 846.58 +0.25% 4.119% (+11.3bp) −3조2,263억 9/29(화) 10시 6,856.80 −0.48% 843.87 하락 4.1%대 −7,818억
표를 보면 그림이 나옵니다.
9월 18일부터 23일까지 코스피는 4거래일 연속 올랐습니다. 6,894에서 7,080까지, +186포인트. 기분 좋은 구간이었죠.
그런데 그동안 국고채 3년물은 4.0% 아래로 한 번도 안 내려왔습니다.
지수는 위로, 금리는 그대로 위에. 서로 다른 방향을 보고 있었습니다.
신호 하나씩 뜯어보기 신호 1. 지수가 금리를 4거래일 동안 무시했다
이게 이번 급락의 뿌리입니다.
주식모아에 남아 있는 9월 21일 분석 기록을 보면, 그날 매일 볼 지표로 이렇게 적어뒀습니다.
"국고채 3년물 4.04% — 4%대 아래로 내려오나. (이전 기준선 3.88% → 오늘부로 4.04%로 갱신합니다.)"
기준선을 올려 잡았다는 건 금리 압력이 세졌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뒤로 지수는 3거래일 더 올랐습니다.
비유하면 이렇습니다. 방 온도가 계속 올라가는데 에어컨을 안 켰습니다. 당장은 견딜 만하죠. 그러다 연휴 사흘 동안 창문까지 닫혀 있으면? 돌아왔을 때 한 번에 훅 옵니다.
국채금리(정부가 돈 빌릴 때 주는 이자. 오르면 이미 산 채권 가격은 떨어집니다)가 오르면 주식은 밸류에이션(주가가 실제 기업 가치 대비 비싼지 싼지 판단하는 것) 압박을 받습니다. 은행 예금 이자가 5%면 굳이 위험한 주식을 살 이유가 줄어드니까요.
어제 국고채 3년물은 4.119%로 마감했습니다. 전 거래일보다 11.3bp(0.113%p) 급등. 2022년 11월 이후 최고치입니다.
밀린 숙제가 하루에 청구됐습니다.
신호 2. 어제는 '반도체만' 빠진 날이었다 (진짜 중요)
여기가 핵심입니다. 헤드라인만 보면 절대 못 잡습니다.
어제 코스피는 −2.70%였습니다. 그런데 오른 종목이 611개, 내린 종목이 249개였습니다.
다시 읽어보세요. 종목 3개 중 2개는 올랐는데, 지수는 2.7% 빠졌습니다.
가능합니다. 코스피는 시가총액이 큰 종목일수록 지수에 미치는 영향이 큰 구조거든요. 어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5% 넘게 급락했습니다. 이 둘이 지수를 통째로 끌어내린 겁니다.
비유하면 이렇습니다. 학급 평균 점수가 뚝 떨어졌는데, 알고 보니 반 아이 대부분은 점수가 올랐고 덩치 큰 두 명만 0점을 받은 겁니다. 평균은 망했지만 반 전체가 망한 건 아니죠.
그래서 어제 코스닥은 오히려 +0.25%로 마감했습니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3%p 가까이 벌어졌습니다.
어제는 '시장 패닉'이 아니라 '반도체 두 종목 조정'이었습니다.
신호 3. 그런데 오늘, 주인공이 바뀌었습니다
이틀치를 나란히 놓으면 보이는 대목입니다.
오늘 오전 10시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0.74%, SK하이닉스는 +0.28%**입니다. 어제 주범이던 둘이 오늘은 올랐습니다.
그런데 **코스피는 −0.48%**입니다.
어제와 정반대입니다. 어제는 반도체만 빠지고 나머지가 올랐는데, 오늘은 반도체가 오르는데 지수가 빠집니다.
무슨 뜻일까요. 매도세가 두 종목에서 시장 전체로 퍼졌다는 뜻입니다.
코스닥이 증거입니다. 어제 +0.25%였던 코스닥이 오늘은 843.87로 하락 출발해 낙폭을 키우고 있습니다. 어제 벌어졌던 코스피-코스닥 괴리가 하루 만에 사라졌습니다.
이게 더 나쁜 신호입니다. 특정 업종 조정은 끝이 보이지만, 시장 전체 매도는 바닥을 모릅니다.
신호 4. 외국인이 5거래일 만에 방향을 뒤집었다
9월 21일 기록에 이렇게 써뒀습니다.
"외국인 순매수 지속 여부 — 9/18~21 매수가 이어지나. 끊기면 반등도 끝."
끊겼습니다.
9/18: +4,262억 매수 전환 9/28: −3조2,263억 대량 매도 9/29 오전: −7,818억 매도 지속
5거래일 만에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기관도 어제 1조174억, 오늘 오전 2,825억 팔고 있습니다. 개인만 어제 2조6,054억, 오늘 오전 4,993억 사면서 받아내는 중입니다.
특히 눈여겨볼 건 어제 프로그램 매매입니다. 비차익거래(개별 종목을 바구니째 한꺼번에 사고파는 거래. 주로 외국인·기관이 나라별 자산 배분을 바꿀 때 씁니다)에서만 2조1,060억 매도 우위가 나왔습니다.
종목을 고른 게 아니라 한국 비중 자체를 줄인 겁니다.
신호 5. 거래대금은 늘었는데, 좋은 게 아닙니다
어제 코스피 거래대금은 21조8,070억원이었습니다.
9월 21일 기록에서 "연중 최저"라며 미해소로 남겨뒀던 항목입니다. 늘었으니 좋은 거 아니냐고요?
아닙니다. 거래대금(하루 동안 사고팔린 금액의 총합. 시장에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보여주는 숫자)이 급락일에 늘어난 건 매수세가 두꺼워진 게 아니라 던진 물량이 많았다는 뜻입니다.
오늘 오전 10시 기준 거래대금은 약 5조5,900억원. 이 페이스면 어제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장 마감 후 확인이 필요합니다.
핵심 한 줄
금리는 나흘 전부터 경고하고 있었고, 지수만 못 본 척했다. 그리고 어제 '반도체 조정'이던 게 오늘 '시장 전체 매도'로 번지는 중이다.
오늘 수치, 3개 기준으로 다시 재보기
오늘 −0.48%면 어제 −2.70%보다 훨씬 낫습니다. 그렇다고 "반등"이라고 쓰지 않습니다. 세 개 기준으로 재판정합니다.
기준 비교 대상 결과 ① 전일 대비 9/28 종가 6,889.74 −32.94p (−0.48%) ② 이번 주 시작 대비 9/28 시가 7,057.86 −201.06p (−2.85%) ③ 급락 직전일 대비 9/23 종가 7,080.92 −224.12p (−3.16%)
세 기준 중 통과는 0개입니다.
낙폭이 줄었을 뿐 방향은 그대로 아래입니다. 오늘 장중 한때 6,828.50까지 밀리기도 했습니다. 원위치까지 224포인트 남았습니다.
오늘 낙폭 축소는 전일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결과입니다. 과매도(너무 급하게 팔려서 적정 가격보다 아래로 눌린 상태)에서 나오는 반사 움직임이지, 기술적 반등(추세 전환이 아니라 너무 빠져서 잠깐 튀어 오르는 것)이라고 부르기도 이릅니다.
원인 해소 체크표
어제 급락을 만든 원인 5개가 오늘 풀렸는지 봅니다. 가격만 되돌고 원인이 그대로면 반등이 아닙니다.
원인 9/28 당시 값 현재 (9/29 오전) 해소? 미 국채 10년물 5.24% 5.27% (장중, 더 올랐음) ❌ 국고채 3년물 4.119% (2022.11 이후 최고) 4.1%선 위 유지 ❌ 외국인 순매도 −3조2,263억 −7,818억 매도 지속 ❌ 반도체 대형주 약세 삼전·하이닉스 −5%대 소폭 반등, 그러나 지수는 하락 ⚠️ 성격만 변함 연준 10월 인상 가능성 확률 70%대 변동 없음 ❌
5개 중 해소 0개.
특히 1번이 나빠졌습니다. 미 10년물이 어제보다 더 올랐습니다. 원인이 해소되기는커녕 강해지는 중입니다.
앞으로 매일 볼 지표 3개
같은 자리에서 같은 숫자를 반복해야 흐름이 보입니다.
미 국채 10년물 — 기준선 5.24% 모든 것의 출발점입니다. 5.2% 아래로 내려와야 국내 증시도 숨통이 트입니다. (기준선 갱신: 기존 4.80% → 5.24%. 시장 눈높이가 통째로 올라갔습니다.)
국고채 3년물 — 기준선 4.119% 4.0% 아래 복귀 여부가 관건입니다. (기준선 갱신: 9월 21일 기록의 4.04% → 4.119%. 두 번 연속 상향 갱신입니다.)
외국인 순매수 전환 9/28 −3조2,263억, 9/29 오전 −7,818억. 이 숫자가 플러스로 돌아서기 전엔 바닥 이야기를 꺼낼 수 없습니다. 9월 18일에 외국인이 방향을 틀자 지수가 4거래일 올랐던 걸 기억하면, 이 지표 하나가 갖는 무게를 알 수 있습니다.
마무리
어제 급락은 갑자기가 아니었습니다. 9월 18일부터 23일까지 지수가 오르는 동안 금리는 계속 경고하고 있었고, 연휴 사흘이 그 간격을 한 번에 좁혔을 뿐입니다.
그리고 오늘, 하락의 주인공이 반도체에서 시장 전체로 넘어갔습니다. 어제 +0.25%였던 코스닥이 오늘 같이 빠지고 있다는 게 그 증거입니다.
일별 분석은 이곳에 그대로 쌓입니다. 오늘 표에서 쓴 9월 18·21·23일 기록도 그렇게 남아 있던 데이터고, 그 나흘치를 겹쳤기 때문에 **"금리는 미리 와 있었다"**가 보였습니다. 어제 뉴스만 봤다면 "미국 금리 때문"으로 끝났을 이야기입니다.
며칠 뒤 다시 겹쳐보면 오늘은 안 보이던 게 또 보일 겁니다. 특히 코스피-코스닥 괴리가 그렇습니다. 어제 벌어졌다 오늘 닫힌 이 간격이, 앞으로 며칠 어떻게 움직이는지가 중요합니다.
이 지표들은 실시간 데이터에서 매일 업데이트됩니다. 이번 주 시황도 이곳에서 매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으며, 본 글은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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